‘국정농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9개월 만에 재개
재판부와 특검팀, 전문심리위원 선정 및 공판 일정 놓고 ‘신경전’

(사진=서울고등법원)
(사진=서울고등법원)

[라이센스뉴스 정재혁 기자] 약 9개월 만에 재개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재판 일정 및 전문심리위원 선정 절차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특검팀은 재판부가 결정한 재판 일정과 전문심리위원 선정 절차가 마음에 들지 않자 “(재판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방법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재판부와 변호인단을 ‘훈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6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관련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다. 피의자 신분인 이 부회장은 이번 공판 준비기일엔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 1월 17일 공판 이후 “재판부가 편향됐다”며 법관 변경을 요청하는 ‘기피 신청’을 냈다. 당시 재판부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 여부를 따져 양형에 반영할 수 있다고 하자 반발하며 기피 신청을 낸 것이다. 

이에 재판이 잠정 중단됐다가 특검팀의 기피 신청이 최종 기각되면서 약 9개월 만에 재판이 재개됐다.

먼저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 선정과 관련해 “특검이 29일까지 중립적인 전문심리위원을 추천하면 상대방 의견을 듣고 신속히 결정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주 안에 추가 전문심리위원 참여를 결정하고, 내달 16~20일에 전문심리위원 면담 조사를 진행한 뒤 30일에 위원들의 의견 진술을 듣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검은 재판부의 이러한 계획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특검 측은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면담 조사 기간은 너무 짧다”면서 “변호인 측과 특검 측이 제시한 사항을 모두 점검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 측은 또 “관련 규정 취지를 보면 전문심리위원을 재판 절차에 참여하게 함에 있어 그 절차 단계별로 양 당사자 의견을 듣고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재판장이 제시한 절차는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볼 순 없으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엔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검은 재판부가 지정한 전문심리위원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특검 측은 “재판부가 강 전 재판관을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함에 있어 특검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며 “다툴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특검은 재판부가 정한 향후 공판 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재판부는 공판 일정을 11월 9일, 11월 30일, 12월 14일(결심 공판) 총 세 번으로 잡았는데, 특검 측은 “이미 결론을 정해 놓은 듯한 기일 지정에 크게 이견이 있다”며 반발했다.

특검의 계속되는 반발에 이번에는 변호인단이 발끈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강일원 재판관은 이미 1월 17일에 고지됐는데 이제 와서 저러는 것은 소송 지연 목적”이라며 “특검의 기피신청으로 인해 피고인이 공판 두 개를 동시에 받는 상황인데 이제 와서 기일이 촘촘하다는 것은 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 측은 “재판 지연되는 게 특검이 더 답답하다. 당연히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면서도 “다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공정하고 정의롭게 결론 내리는 것이며 당연히 심리가 충분히 이뤄지도록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방법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여질 필요가 있다”며 “재판은 절차 진행에 따라 단계별로 소송 결과물을 갖고 다음 단계를 정해야 하는데, 시작 단계에서 최종 결심공판까지 정한다면 상당한 의심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의 이러한 발언들은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발언 직후 나왔으나 사실상 재판부를 향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판부가 절차를 공정하고 정의롭게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한편, 재판부는 특검 측의 반발에도 최초에 세웠던 계획을 크게 수정하지 않았다. 재판부가 정한 강일원 전 재판관의 전문심리위원 참여를 그대로 유지키로 했으며, 특검 측에는 29일까지 전문심리위원 후보를 추천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다음 공판 일정 또한 11월 9일로 확정했다. 다만 12월 14일로 정했던 결심 공판 일정은 11월 9일 공판에서 다시 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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