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스포츠&칸으로 양평 유명산 정복
폭우 속 미끄러운 진흙 탈출도 문제 없어
수입 픽업 대비 저렴한 가격이 최고 장점

적재함에 서핑보드를 매단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쌍용차 제공]
적재함에 서핑보드를 매단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쌍용차 제공]

[라이센스뉴스 성상영 기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을 머리가 하얗게 세기도 전에 할 줄은 몰랐다. 악천후 속에서 차를 타고 진흙밭을 굴러 보고는 ‘그래도 낫네’라며 속으로 되뇌이고 있었다. 아무리 살기 힘들어도 죽기보단 낫다는 본 뜻에 좀 더 충실하게 연결하자면 ‘아무리 사골(?)이어도 꾸준히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쯤 되겠다.

지난 15일 경기 양평군 유명산 자락에서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스포츠 칸)를 타 봤다. 앞선 1월 연식변경을 거친 렉스턴 스포츠를 도심과 고속도로 위주로 시승한(관련기사 참조) 지 5개월 만에 오르로드(험로)에서 재회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를 지탱하는 대들보 같은 차종이다. 그래서인지 경영난이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가격표를 손질하고 상품성 개선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쌍용차는 최근 가장 기본 트림(세부 모델)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사양을 포함한 ‘어드밴스드’ 트림을 내놨다. 강화된 환경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2.2리터(L) 디젤 엔진을 손보면서 원가 상승분을 차량 가격에 반영했다. 그 대신 선택 품목을 기본 품목에 포함시키면서 전반적인 상품성을 높였다.
 

지난 15일 경기 양평군 유명산 정상에 마련된 오프로드(험로) 체험장이 폭우로 인해 진흙탕으로 변했다. 험로 주행을 마친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칸이 주차 중인 모습. [사진=성상영 기자]
지난 15일 경기 양평군 유명산 정상에 마련된 오프로드(험로) 체험장이 폭우로 인해 진흙탕으로 변했다. 험로 주행을 마친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칸이 주차 중인 모습. [사진=성상영 기자]

물기 머금은 비포장길에서도 부담 없이 잘 달려


이날 시승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를 출발해 유명산으로 향하는 경로와 그 반대 경로 두 가지로 진행됐다. 이 중 유명산에서 오프로드를 체험한 뒤 서울로 돌아오는 경로를 이용했다.

거친 오프로드를 질주하는 모습을 상상했으나 날씨가 잔뜩 심통을 부렸다. 이날 오후 들어 양평에는 거센 비가 오락가락했다. 산 정상이 가까울수록 안개도 심했다.

굽이 진 왕복 2차로 도로를 오르다 비포장 길로 진입했다. 흙이 물을 잔뜩 머금었으나 속력을 살짝 높여도 크게 불안하지는 않았다. 어지간한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버거울 수 있는 길을 무난하게 뚫고 나갔다. 올해 초 일반 도로 시승에서 느낀 엔진 출력과 부담 없는 조향감이 다시 한 번 각인됐다.

유명산 정상에 마련된 오프로드 체험장은 상황이 달랐다. 뻘밭과 다르지 않았다. 신발이 푹푹 빠지며 진흙이 발등을 넘볼 정도였다. 차량에 장착된 일명 ‘깍두기 타이어’로 불리는 쿠퍼 타이어의 트레드(접지면)에는 진흙이 잔뜩 끼어 있었다.

체험장은 울퉁불퉁한 통나무 범피(bumppy)와 모글(mogul·흙더미), 경사면, 급경사 등 4가지로 구성됐으나 날씨 때문에 산길을 지나 통나무 범피와 모글을 통과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폭우로 진흙탕이 된 오프로드 체험장에 렉스턴 스포츠칸이 서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폭우로 진흙탕이 된 오프로드 체험장에 렉스턴 스포츠칸이 서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가벼운 조향감과 보디 온 프레임, 다루기 어렵지 않아


체험장 내부로 진입하기 전 현장 관계자가 안내한 대로 구동 기어를 사륜 저속(4L)에 놓고 차체 자세 제어장치(ESC)까지 껐다. 노면 특성에 맞춰 엔진브레이크가 더 적극적으로 작동하는 동시에 차량이 임의로 구동력을 제어하지 못 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이미 타이어 접지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마치 잘 연마된 빙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조금 크다 싶은 굴곡이 있을 때마다, 굽은 길이 나타날 때마다 심장이 움찔거렸다.

굴곡이 심한 진흙에서는 스티어링 휠(조향대)을 어느 한쪽으로 돌리면 재빠르게 반대 쪽으로 되감았다를 반복하는 ‘카운터 스티어’를 했다. 운전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차량이 돌아 나가지 않고 미끄러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 방법이다.

저속에서 렉스턴 스포츠의 스티어링 휠은 덩치에 걸맞지 않게 매우 가볍다. 거짓말 조금 보태 손가락 하나로 돌릴 정도다. 일반 운전자 수준 실력을 가졌다면 큰 힘 들이지 않고 미끄러지는 길을 탈출할 수 있겠다.

뼈대(프레임) 위에 차체(보디)가 올라가는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방식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대세로 자리 잡은 도심형 SUV는 프레임과 보디가 일체형인 모노코크(monocoque)여서 굴곡이 심한 오프로드나 큰 견인력이 필요한 상황에는 불리한 게 사실이다. 렉스턴 스포츠가 괜히 ‘농로의 제왕’이 아니다.
 

렉스턴 스포츠칸 실내. [사진=쌍용차 제공]
렉스턴 스포츠칸 실내. [사진=쌍용차 제공]

실용성만으로 충분, 꼭 ‘레저’에 초점 맞출 필요 있었을까


쌍용차는 이날 시승 행사의 주제를 ‘서머 데케이션(Summer Deckation)’으로 잡았다. 적재함(데크·deck)에서 즐기는 여름휴가(summer vacation)라는 뜻이다. 야지(野地)로 나가 캠핑을 즐기는 이들의 눈길을 끌려는 의도다. 악천후 속 시승은 여름휴가라기엔 조금 살벌했다. 

그래도 3000만 원 초반 가격이면 괜찮은 사양으로 5인승 사륜구동 픽업트럭을 뽑을 수 있으니 이만한 차가 없다. 일상용 이외에 레저용 ‘세컨드 카’로도, 사업용이나 농사용으로도 준수하다. 내로라하는 수입 픽업이 공세를 더해가는 가운데서도 지난해 국내 픽업트럭 점유율 80%를 수성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 기자가 추천하는 조합
됐고, 꼭 필요한 것만 넣는다
: 어드밴스 트림(2908만 원)+사륜구동(200만 원)=3108만 원
그래도 이 정돈 넣어 줘야지 : 프레스티지 트림(3065만 원)+파퓰러 패키지(342만 원 / 사륜구동, ISG 시스템, 9인치 내비게이션, 오프로드 사이드 스텝, 외관 장식 추가)=3407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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