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센스뉴스 정재혁 기자] 국내 은행 점포의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말 7281개였던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말 6094개로 6년 만에 1000개 이상 줄었다.

이러한 감소세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 2년간 무려 600개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140개가 넘는 점포를 없앨 예정이다.

은행 점포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다. 모바일앱을 통해 대부분의 은행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점포를 직접 찾는 이들이 줄고 있고, 이에 은행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점포 통폐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은행 점포가 줄면서 가장 많이 부각되는 문제점은 ‘금융접근성’의 악화다. 디지털 환경에 취약한 노령층의 경우, 동네에 있는 점포가 사라지면 간단한 업무를 보기 위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30분 넘게 이동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금융 이용의 불편을 넘어 점포 폐쇄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는 이들도 존재한다. 바로 은행경비원들이다. 점포가 6년 간 1000개가 줄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1000여명의 경비원들이 자신의 일터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포가 폐쇄되면 해당 점포에서 근무하는 경비원은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만다. 그 점포에서 몇 년을 일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경비원은 은행이 직접 고용하는 게 아니라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 형태로 일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고용유지의 의무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비원들은 은행의 점포 폐쇄 관련 소식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근무하는 점포가 폐점 대상에 오르게 되면 그 때부터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야말로 하루살이 인생인 셈이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하루살이 인생인 것도 모자라, 경비원들은 각종 갑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경비 업무 외에 은행원이 해야 하는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것은 부지기수고, 점포를 찾는 ‘블랙컨슈머’들의 갑질 행태에 정신적으로 겪는 고통도 적지 않다.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점포 폐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다만,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은행경비원들이 일을 할 때만이라도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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