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센스뉴스 정재혁 기자]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일부 몰지각한 병·의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러한 병·의원들은 실손보험이 건강보험의 혜택 범위에서 제외돼 있는 ‘비급여’를 보장하는 점을 악용해 보험가입자들의 ‘의료쇼핑’을 유도함으로써 가입자들을 포섭한다. 가입자들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보험사기의 직·간접적인 공범이 되고 만다.

이번 ‘MD크림 보험금 부지급 사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보습제의 일종인 MD크림은 의료기기(Medical Device)로 분류돼 있어, 의사에게 비급여 처방을 받으면 실손보험을 통한 실비처리가 가능하다.

이를 악용한 일부 피부과 병·의원들은 내원 환자들에게 “실손 보장이 가능하다”며 MD크림 쇼핑을 권유했고, 이에 한술 더 뜬 일부 가입자들은 MD크림을 왕창 처방받아 중고마켓에 되팔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보험사의 MD크림 관련 보험금 지급액은 지난 수 년 간 급격하게 늘어났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등 5대 손해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액은 2017년 약 49억 4000만원에서 지난해 약 422억원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환자수는 2016년 93만 5000명에서 2020년 97만 3000명으로 약 4%가량 증가했다. 단순 환자수 증가만으로는 보험금 지급액의 급증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새해벽두부터 보험사들로부터 “MD크림 보상이 불가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가입자들은 즉각 보험사들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아토피를 앓고 있는 자녀를 키우는 ‘맘(Mom)’들의 반발이 거세다. MD크림 관련 국민청원에 동의한 인원만 9일 기준 1만 1000명을 넘어섰다.

사실 보험사와 가입자 간 이러한 대결구도는 이번 사태의 원흉격인 피부과 의료계가 바라는 바다. 선의의 피해자들이 보험사를 ‘악’으로 몰아가면 갈수록, 실제 ‘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피부과 병·의원들은 시야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선량한 보험가입자들 입장에선 당장에 보험금을 안 주는 보험사가 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험업계 입장에서도 거대한 권력집단인 의료계와 맞서 싸우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 전 국민이 원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의료계 반발로 20년째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부 부도덕한 병·의원들을 시장에서 몰아내기 위해선 결국 보험사와 가입자들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이번 MD크림 사태가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을 보호하고, 일부 병·의원들을 몰아내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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