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상품별 보험손익. (자료=금감원)
실손보험 상품별 보험손익. (자료=금감원)

[라이센스뉴스 정재혁 기자] 보험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에 의료계가 쌍수를 들고 반대하는 배경에 대다수 병·의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실손보험 비급여 진료’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법안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병원과 보험사 간 서류전송업무를 담당할 중계기관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심평원이 중계기관이 되는 것에 유독 반감이 심하다.

보험업계를 비롯해 의료계를 제외한 모든 기관들은 심평원에 중계 업무를 위탁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심평원은 이미 개별 의료기관 및 보험사와 연결된 전산망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활용하는 게 지극히 상식적이다.

그럼에도 의료계가 뜬금없이 ‘핀테크 육성’ 등을 언급하며 심평원의 중계기관 선정을 결사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하나다. 정부가 심평원에 들어간 실손보험 비급여 진료 기록을 바탕으로 병·의원의 비급여 진료비를 통제할까 두려워서다.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비급여 항목들인 ▲도수치료 ▲근골격계 및 척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체외충격파 치료(물리치료) ▲조절성 인공수정체(백내장) 등에 대한 병·의원들의 과잉진료 문제는 업계를 넘어 이제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실제로 실손보험의 연도별 발생손해액 규모는 2016년 6조 9718억원에서 지난해 11조 7907억원으로 불과 4년 만에 69%나 상승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에 실손보험에서만 2조 50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러한 적자의 대부분은 병·의원 진료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병원 유형별 비급여 비중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비급여 비중이 42%에 불과했으나 의원은 81%, 병원이 78%에 이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보험업계와 정치권 및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일념으로 중계기관인 심평원이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집적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까지 법안에 담았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면서 ‘아몰랑’을 시전하는 중이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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